Sunday 13 April 2014

여덟번의 숨고르기전

아트스페이스 휴 초대기획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
여덟번의 숨고르기전
2014.03.26-04.04
아트스페이스 휴






















창작프로세스에서 시네마토그래피cinematography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미장센mise-en-scene과 극의 전개방식, 중요인물들의 심리적 상호관련성은 창작의 과정에 독특한 기여를 하고 있다소위 이것이 활동사진이라는 것이라고 각인된 것은 대 여섯 살 무렵 부모님과 함께 본 사운드 오브 뮤직이었는데 줄리 앤드류스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헤머스타인의 너무나 유명해진 예의 그 뮤지컬 곡들은 시네마와 음악의 적극적 결합이라는 양상으로 다가왔다. 노래와 음악과 드라마가 있는 그것은 보석상자를 열면 오르골 소리와 함께 자석 달린 몸체로 무한히 원형운동을 하던 발레리나를 보는 것 같은 맛있고 소소한 충격이기도 했었다.

 이와 같은 시네마를 바라보는 관객적 카타르시스는 강박과 불안상태를 오가는 어떤 가상 인물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로 전이되었다. 타인이 되어보기_현재의 프로세스에서는 엄밀히 말하면 또 다른 자아를 끄집어 내어 타인화하기가 좀 더 정확할는지도 모른다_는 개인적 경험에서 기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적 영상이 남긴 시각적이며 촉각적인 자취일수도 있다. 이러한 가상인물은 애니메이션에서는 Cheepy라는 alter ego로 등장하기도 했었는데 비겁한 행동양식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러한 매개자 내세우기는 객관화된 주관성을 이끌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거기에 덧붙여 반투명성에 대한 집요함_린시드 오일먹인 종이, 트레싱이나 트레팔지 등은 드로잉의 중요한 소재이다_은 그 비겁함에 은폐와 훔쳐보기라는 양념으로 버무려졌다.

직선과 대각선의 교차지점을 반복하는 선 긋기는 위에서 언급한 강박상태의 인물이 그 불안감을 극복하고자 취한 또 다른 극단적 도피로 봄이 옳을 것 같다. 이 시각적 반복행위는 흑백이라는 대립적 구도로, 디지털 메트로놈 사운드의 청각적 강요로 이동하고 있다. 유아적 상상력에서 비롯된 서양식 주거형태의 전형인 레디 메이드 인형의 집은 흑과 백이라는 논리적 대립이기보다는 단색이 가지는 일관된 중독적 배열과 훔쳐보기라는 충동을 이야기한다. 또 다른 의미로 각기 다른 박자로 울려 퍼지는 4대의 디지털 메트로놈과 병행으로 설치되는 오브제의 흑과 백의 점증적 색상변환은 극으로 치닫는 억압의 과정 자체를 의도하였다.

강박에 빠진 인물의 바라보기를 통해 심리적 공황상태_불안, 강박, 공포 등_에 빠져드는 시점을 평면과 영상 또는 상황적 설치로 해석해보고자 함은 여전히 수많은 가능성이 남아있으며 그 것은 다양한 시점전환과 내면의 섬세한 파동들을 시각화하려는 움직임을 획득하기 위한 여정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본다.

2014년 봄
김 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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