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Palais de Seoul
2013.10.02-10.09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의동 6번지
강박으로부터 심장의 박동이 미친 듯이 널뛰기를 할 때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반복적 행위에 몰입하는 경우가 있다. 패턴이라는 다소 리드미컬한 시각적 메커니즘은 때론 그 행위를 대변한다. 특히 가장 단순한 형태임과 동시에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다이아몬드 패턴은 강박이라는 그 감정적 억압으로부터의 일탈을 가능하게 한다. 인쇄물에서 오려낸 서로 무의미한 이미지들은 그 패턴 위에 작위적 혹은 무작위적으로 던져지며 때론 그 뒤로 사라지기도 한다.
무의식이 조우하게끔 만든 이러한 이미지들은 강박에 의해 자유의지를 상실한 그 순간들이며 부유하는 자아들의 레디 메이드 인생의 한 단면이다. 마치 바벨탑처럼 사회적 명성과 부와 영생을 추구하는 욕망들은 하늘에 닿기만을 염원하며 쉬지 않고 올라간다. 어느 순간에 무너질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절친한 친구로 삼아서. 그리고 그 불안감은 강박과 억압으로 되돌아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자아의 정체를 부르짖으며 스스로를 검토하고 해부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뜻하지 않은 상흔(傷痕)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고자 나는 나에게 은폐라는 베일을 선물한다. 그 베일은 하늘거리며 신부의 수줍은 얼굴을 사뿐히 감싸 안는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불안으로 발그레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여줄 듯, 보여주지 않는 그 관능은 바라보는 이를 애닯게 한다. 그렇게 나는 나의 베일 속으로 숨어든다.